솔솔 지피는 소비의 봄

31일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평일 오전인데도 매장에는 손님들이 제법 북적였다. 명동 고객의 주축인 유커뿐 아니라 쇼핑에 나선 내국인들도 상당했다. 40대 주부인 김은영씨는 “날이 풀려 봄옷을 사려 했는데 마침 오늘부터 세일이라 방문했다”며 “전보다 할인행사도 자주 하고 식품관이나 즐길 거리도 많아져 백화점에 들르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시장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소비자심리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수개월 만에 호전됐고 실제로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몰에 손님이 몰리며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아직 내수경기가 살아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전년에 비해 지갑을 여는 고객이 많아졌다는 게 대다수 판매현장의 목소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3월 들어 29일까지 2~3% 신장했다. 지난 1~2월의 4~5%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4분기 신장률이 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변화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상위 1% 고객의 매출 신장률은 1~2월 11.5%, 3월 7.1%로 전체 평균치를 압도했다. 1~3월 현대백화점에서는 가전(15.7%↑), 침대(15.1%↑) 등 이사·웨딩 수요를 반영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소셜커머스인 티몬도 올 들어 매출이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에 이어 기업 체감경기도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제조업 체감경기를 지수화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3월 68을 기록해 전월 대비 5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4월 업황전망 BSI도 70으로 4포인트 상승했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연초 금융시장을 덮쳤던 불안감이 진정되면서 개인이나 기업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봄세일이 시작된데다 총선 특수도 있어 4월 소비심리 또한 괜찮아 보인다”고 전했다. /김희원·김상훈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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