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파리 테러] IS 보름새 3대륙 만행… '국가선언' 1년반만에 최악 테러조직으로

■ 전세계 공포로 몰아넣은 IS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임이 확실시되면서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지 1년 반 만에 IS는 전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IS는 최근 보름 동안 아프리카·중동·유럽에서 전례 없는 3개 대륙 연속 대규모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면서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넘어서는 사상 최악의 이슬람 극단 테러조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테러 다음날인 14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테러는 IS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된 전쟁 행위"라며 IS가 이번 사건을 저질렀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IS도 이날 인터넷 성명을 통해 "8명의 형제가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하는 성전을 수행했다"며 자신들이 테러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IS는 특히 "프랑스와 이들을 추종하는 자들은 앞으로도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이번 테러 공격은 폭풍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위협하면서 추가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IS는 이번 유럽 프랑스에 앞서 다른 2개 대륙인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대규모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작은 지난달 31일 아프리카 이집트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공항을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졌다. 사고 발생 직후 원인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후 여객기 내에 폭탄이 설치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IS가 기획한 테러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리 테러 발생 전날인 12일에는 IS의 위협이 중동의 레바논을 향했다.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서 자살폭탄 테러 2건이 연속으로 발생해 43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IS는 이번 파리와 마찬가지로 앞선 두 테러에 대해서도 사건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공개했다. 외신들은 이렇게 단기간에 3개 대륙을 넘나드는 대규모 테러를 저지른 것은 IS가 사상 최초라고 전했다.

IS는 지난해 국가 수립을 선언한 후 전세계에서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테러집단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유럽 등 선진국 시민들을 IS의 전사로 모집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자국에서 IS 대원이 적어도 500명에 달한다며 해외에서 테러 행위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국민들의 출입국을 억제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 뉴스 전문 방송국 프랑스24는 IS가 알카에다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고 자금이 풍부한데다 홍보 전략도 세련돼 외국인 가담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IS가 이후 테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긴장감도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는 IS는 4개월 전 인터넷에 올린 영상에서 파리와 함께 미국 워싱턴DC,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등 서구 주요 도시를 겨냥한 테러를 여러 차례 예고했다. IS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도 지난 3월 "서방이 IS의 영토를 원한다면 우리는 백악관·빅벤·에펠탑을 폭파하고 파리와 로마·안달루시아를 원한다"는 음성 파일을 유포하기도 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테러 직후인 14일 벨기에에서 파리 연쇄 테러와 관련된 몇 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코엔 긴스 벨기에 법무장관은 "파리 테러 현장의 한 곳이었던 바타클랑 콘서트홀 주변에 세워졌던 벨기에 번호판을 단 차량을 추적해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포된 용의자 수에 대해서는 "한 명 이상"이라고만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터키군도 이날 IS 조직원들을 사살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