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수법 전문적·조직화… 알카에다 따라가는 IS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여객기 폭파와 11·13 파리 테러를 기점으로 보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대규모 테러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전략을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대테러 정보당국은 이번 파리 테러가 IS의 이 같은 전략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와 터키 앙카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도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수장이 기획하고 각국 지부의 리더가 IS의 이름으로 실행하는 방식으로 행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지금까지는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를 중심으로 조직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으로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해왔지만 이제는 IS가 직접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알카에다 전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9·11 테러의 경우 알카에다의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라덴은 폭탄을 실은 트럭을 빌딩 어디로 몰고 가는지 정해주는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리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 역시 IS 내에서 신망 받는 사령관이나 대장 정도의 고위직으로 테러 대상 및 시기를 정했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정보당국은 또 IS가 아바우드 같은 테러 기획통을 세계 곳곳에 여러 명 배치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같은 IS의 전략 전환으로 테러를 감지하기는 더 쉬워졌다고 일부 전문가는 보고 있다. 테러 음모에 더 많은 이들이 가담하기 때문에 정보를 보다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IS는 미국 백악관에 대한 자살 폭탄 공격과 프랑스에 대한 추가 테러를 예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파리 비포 로마(Paris Before Rome)'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에는 IS 대원들이 프랑스 기념물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백악관에 대한 공격을 맹세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 남성 무장대원은 "우리는 파리에서 시작했고 백악관에서 끝을 낼 것"이라며 "백악관을 불태워 검게 만드는 것은 알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미국을 겨냥한 구체적 테러 위협이 없다고 강조하며 IS가 최근 잇따라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암시한 미국 내 테러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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