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설 공습에도 마르지 않는 IS 돈줄

약탈물품 거래·세금 수입, 원유 판매 수익과 맞먹어


기아자동차 최신 모델 시리아인은 4,700달러(약 556만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은 2,350달러. 오토바이 한 대 값은 시리아인 186달러, IS 조직원 93달러….

미국 등 연합군의 잇따른 원유시설 및 운송차량 공습에도 IS의 돈줄이 마르지 않는 것은 점령지역에서 약탈한 물건의 거래와 주민·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투를 치러 새로운 지역을 점령한 IS는 먼저 군부대·공공기관·은행을 비롯해 지역 관리들의 자택을 약탈해 전리품을 챙긴다. 군용품을 제외한 물품들은 모두 약탈품을 거래하는 지역 시장에 내다 판다.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 인근 마을인 살리히예 시장에서 일했던 한 가게 관리인은 "냉장고·자동차·소·가구·집 문짝 등 무엇이든 다 살 수 있다"며 "시장에서 팔리는 모든 물건은 모두 IS에 큰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역 시장에서는 모든 물건이 정상가격보다 훨씬 싸게 팔린다. 물건 종류도 다양해 LCD TV, 발전기, 가구, 냉장고, 세탁기 등 없는 게 없다. 일반시장에 비해 말도 안 되게 값이 싼 것은 이곳에서 거래되는 모든 물품이 IS가 훔치거나 약탈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대당 1,000만원을 넘는 자동차가 이곳에서는 500만원 정도에 팔리고, 특히 IS 조직원은 반값 할인이 적용돼 3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차를 장만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이와 함께 IS가 자신들이 지방정부인 양 주민과 기업들에 세금을 거두며 돈을 벌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점령지역을 오가는 차량에 통행세를 받고 농민들에게는 수확한 농산물 가격의 5∼10%에 해당하는 돈을 세금으로 걷는다. IS는 이슬람교 신자의 기부 의무인 '자카트(Zakat)'를 근거로 세금을 갈취하고 있다. 자카트는 종교적 대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위해 벌이가 충분한 무슬림이 자본의 2.5%를 기부하는 관습이다.

FT는 약탈과 세금 갈취 등으로 IS가 벌어들인 돈이 원유 판매로 버는 돈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년간 IS는 원유를 팔아 약 4억5,000만달러를 번 것으로 추산된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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