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인 저자는 책을 통해 일상어 혹은 은어들의 속내를 다룬다. ‘귀요미’, ‘꿀벅지’, ‘나 요즘 살쪘지’, ‘넘사벽’, ‘늙으면 죽어야지’ 등 흔히 쓰이는 77개 말을 골라 표제어로 올리고 그 말이 통용되는 의미와 이면에 품고 있는 속뜻 등을 정의한다. 주석과 용례도 함께 실었다.
언어를 골라 새로운 울림을 만드는 사람인 시인이 시어(詩語)와는 가장 거리가 먼 일상어 연구에 몰두한다는 건 상당히 낯선 작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문학이 우리 삶의 터전을 떠난다면 과연 어디에 자리를 잡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일상어들을 통한 세상 읽기에 도전했다. 더불어 평범한 일상의 말이 얼마나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고무하는지도 일깨워준다. ‘여보세요’라고 말하면 ‘여보세요’라는 같은 말이 약속처럼 돌아오는 것을 들으며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일상어는 ‘외롭지 않은 말’들이다. 1만3,000원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