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이 부동산 중개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KT그룹은 유·무선 통신업 이외에 부동산 개발과 분양·임대, 주택임대관리와 중개를 아우르는 종합부동산회사로의 면모도 갖추게 될 전망이다.
3일 KT그룹 관계자는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중개법인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주택임대관리업체로 KD리빙이 있지만 현행법상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임대주택 중개가 불가능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설립 시기와 방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KT에스테이트의 첫 번째 임대주택인 ‘리마크 빌 동대문’이 첫 선을 보이는 7월 이후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첫 임대분양은 시행사인 KT에스테이트가 진행할 수 있지만, 입주 이후부터 임차인을 소개하는 등의 중개업무는 자격 있는 중개업자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당장 설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중개)업계 영향도 고려해야 해서 최대 1년 정도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미 부동산 관련 자회사들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상태다.
KT그룹의 부동산 관련 자회사는 지난 2010년 설립된 ‘KT에스테이트(시행)’를 정점으로 부동산 금융과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KT AMC’와 주택임대관리를 맡은 ‘KD리빙’으로 구성돼 있다. KT그룹은 KT에스테이트의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KT에스테이트는 KT AMC의 지분 100%와 KD리빙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중개법인이 포함되면 개발과 분양·임대, 자금조달과 관리, 임대관리와 부동산 중개업까지 시공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업의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KT는 일본의 미쓰이부동산과 같은 ‘종합부동산 회사’로 탈바꿈 되게 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회사인 존스랑라살르(JLL)코리아가 부동산 중개법인을 설립하고 일본의 다이와하우스공업 등이 국내 주택임대관리업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의 중개법인 설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의 중개업 진출은 소규모 법인이 산재해 있는 국내 부동산 중개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은 선진국형으로 이동하는 과도기적 상황을 겪고 있다”며 “대기업의 중개법인 진출은 장·단점이 분명히 있지만 중개업을 산업으로 구조화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