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기업 전성시대!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기술지주회사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 성과물을 직접 사업화한 연구소기업의 창업이 급증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이미 글로벌 투자자로 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지원받은 곳도 생겨나고 있어 한국판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갖게 하고 있다.

최 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현재 등록된 연구소기업이 총 147개사에 이른다. 이는 작년 말의 89개사 대비 58개사나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신규 설립된 연구소기업 43개사를 훌쩍 넘어섰다. 또한 지금도 30여개 연구소기업이 설립 준비를 하고 있어 연말 기준 연구소기업의 숫자는 200개사를 넘어설 전망이다.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공공연구기관의 기술과 민간의 자본 및 경영노하우가 결합된 연구소기업이 성공적 기술사업화 모델임이 입증되면서 기술사업화 추진의 주체로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연구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고품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전주기 지원을 강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지난해의 연구소기업 증가는 이미 청년고용 증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연구소기업의 연평균 고용증가율이 29%에 달한다. 고용인원도 2009년 237명에서 2010년 272명, 2011년 310명, 2012년 524명, 2013년 639명, 2014년 850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규 고용이 우수연구인력 중심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푸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상태다. 2011년 설립된 스마트 터치스크린 테이블 제조사 아이카이스트의 경우 청년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60여명이 젊음을 불태우고 있고, 2008년 출범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테스트마이다스는 종사자가 8명에서 34명으로 늘었다.

연구소기업을 지원하는 특구진흥재단은 이 같은 양적 성장을 넘어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질적 성장을 돕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한 예로 사업화 연계기술 개발사업인 R&BD 사업을 통해 상용화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연구개발특구펀드와 연계한 투자설명회을 개최하고 멘토링 데이를 통한 선후배 연구소기업 간의 네트워킹도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은 또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과 연구소기업의 투자유치 지원을 위해 작년 4월부터 창업기업 보육기관인 엑셀러레이터 세 곳을 대덕에 상주시키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선투자와 보육단계를 거쳐 투자유치 기업의 인지도를 높인 결과, 벤처캐피탈의 관심도 증대됐다”며 “그로인해 지난해 투자 결정을 이끌어 내는 시간이 2014년 대비 50%이상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재단은 이와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유치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유전체 및 바이오 빅데이터 전문 연구소기업인 신테카바이오는 국내 엔젤 투자자로부터 29억원을 유치한데 이어 해외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로부터 2만 달러의 시드머니를 추가 유치하는데 성공하기도했다.

김 이사장은 “대덕특구 등 전국 4개 특구에서 연구소기업 설립이 붐을 이루면서 우수연구인력의 일자리 창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연구소기업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기업성장에 따른 추가 청년일자리 창출 속도도 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성공 1호 기업

알앤에스랩

연구소기업 ‘알앤에스랩(Rnslab)’은 특구진흥재단의 국내외 엑셀러레이팅 협업 사업이 결실을 맺은 제1호 기업이다. 블랙박스, 자동차, 스마트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 가능한 소형 가스센서를 개발한 이 회사는 작년 8월 미국 뉴욕 소재 벤처투자사인 DEV, 미국 LA 소재 액셀러레이터인 와일드 호스 랩과 투자협약에 체결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공공기술과 민간자본이 결합한 연구소기업 제도의 롤모델이라는 점에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해외 투자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상용화 개발과 후속지원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협업의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알앤에스랩의 이상엽 대표는 “기업의 창업과 성장의 전주기를 지원하는 특구진흥재단의 지원 시스템에 힘입어 세계 수준의 회사가 되고자 하는 비전을 한걸음씩 실현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R&BD - 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서울경제 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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