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갑의 20대 총선 선거 구도를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표현이다. 실제 경기 광명갑 여야 유력 후보의 선거 활동도 이러한 특징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기 광명갑은 17대 국회 이후 12년 동안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소속 후보가 약세를 보였던 선거구로 서민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경기 광명갑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백재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차에 올라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민선 2·3기 광명시장을 지내고 18~19대 총선에서 연달아 당선된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세를 몰아 3선을 노리고 있다. 백재현 후보는 5일 광명사거리역 인근에서 “20대 국회에서 지역 개발을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국토교통위원장이 되도록 도와달라”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국토교통부와 산하 기관의 개발 관련 정책을 소관하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이 가장 탐내는 자리 중 하나다. 백재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3선 고지에 오르면 국토교통위원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백재현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경제는 뒷걸음을 쳤다”며 “야당 의원을 뽑아 경제 정책을 완전히 뒤바꿀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광명갑에 출마한 정은숙 새누리당 후보가 거리에서 한 여성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백재현 후보에 맞서 새누리당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 진출에 성공한 정은숙 후보가 출격했다. 정은숙 후보는 경기 2014년부터 경기 광명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2년 이상 표밭을 다지면서 조직을 단단하게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치열한 경선을 거치면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누리당 후보가 경기 광명갑 지역을 탈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선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요 지지층인 중·장년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면 승산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층의 투표 독려를 위해 정은숙 후보는 다수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유세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을 누비며 1명의 주민이라도 더 만난다는 계획이다.
정은숙 후보의 대표 공약은 경희대 의과대학과 부속 대학병원의 광명시 유치다. 그는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일할 때부터 경희대와 의과대학·대학병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교감을 이어왔다”며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재현 후보 역시 한국폴리텍대학 캠퍼스를 광명시로 끌어오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한 지역에 1호선 현충공원역을 신설하고 광명 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스포츠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경기 광명갑을 우세 후보를 점치기 어려운 ‘경합’ 지역으로 분류해놓은 가운데 다른 야권 후보의 득표율도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는 양순필 후보가 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정의당 소속으로는 문현수 후보가 선거에 나섰다. 현재 두 후보 모두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야권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명=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