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민심 르포] 며느리도 모르는 충청도 민심 “요번에는 바람도 없고 인물도 없고..”

여야 막론하고 “그간 많이 해먹었으면 바꿔줘야지” 여론. 국민의당 바람도 불어
공무원 많은 세종시 선거 얘기 피해... 민심 예측 제일 어려운 곳 분석도

4.13 총선을 일주일 앞둔 6일 오전 충남 홍성군 홍성읍 조양로에서 열린 홍성,예산 지역구에 출마한 홍문표 의원 지원유세에서 홍성군민들이 김무성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홍성=연합뉴스


4·13총선을 일 주일 앞두고 20년 간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온 충청권 표심이 깜깜하다. 이번 선거구획정으로 충청권은 2석이 늘어 27석을 쥐게 됐지만, 여도 야도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도는 어떤 정당에도 몰표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7대엔 열린우리당, 18대엔 자유선진당, 19대엔 새누리당의 손을 각각 들어줬다. 김용경(73, 대전) 씨는 “충청도가 재선, 3선을 안 시키는 동네로 유명하다”며 “한 마디로 ‘억강부약(抑强扶弱)’”이라고 설명했다. 강자는 누르고 약자는 도와준다는 말이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대전 유성구에서 양명삼(69) 씨도 “더불어민주당 그간 많이 해먹었으니까 인제 바꿔줘야지”라며 “이상민이가 하기는 잘했는데, 고만할 때가 됐다 이거지”라고 말했다.

그만큼 투표용지 기호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는 경향이 강하다. 김용경 씨는 “(충청도는) 아무래도 인물을 본다”고 강조했다. 인물과 당을 다르게 뽑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에는 특히 국민의당 바람이 거세다. 세종시 조치원에서 만난 김권중(73) 씨는 “인물은 박종준(새누리당 후보) 찍어도 당은 국민의당 찍어야지”라고 지인들과 입을 모았다. 그는 “그래도 거기 국민의당이 제일 깨끗해”라며 “원내 진입허게 해줘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청도 민심이 여야의 손을 번갈아 들어주는 것은 지역 출신의 거물급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손근홍(60, 청주 흥덕구) 씨는 “자유선진당 같이 충청도 사람들도 한 번 가자면 가는 사람들”이라며 “요번에는 그런 바람도 없고, 인물도 없고...”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믿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충청도 민심은 ‘뚜껑 열어봐야 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청 지역은 앞서 18대 총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자유선진당이 14석으로 약 60%의 의석을 차지해 놀라움을 준 바 있다. 그만큼 민심을 포착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손근홍 씨는 “충청도는 해봐야 알아요, 여론조사도 많이 틀리잖어”라며 “충청도 사람들은 확실한 거 아니면 머릿속에 가지고만 있어, 베일에 싸여 있지”라고 설명했다. 청주에서 만난 40대 여성 역시 “주변에는 더불어민주당 쪽이 많다”면서도 선거에서 우세할 거라고 보냐는 물음에는 “모르죠 뭐, 해봐야...”라며 확답을 피했다. 특히 공무원이 많은 세종시에서는 선거 얘기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