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내부 권력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여야는 총선 후 전당대회 등을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 구축과 당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년 대선 등을 겨냥한 유력 대선주자 및 각 계파 간 대결과 이합집산이 극대화하면서 기존 정치지형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모습을 재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총선 후 전당대회를 거쳐 차기 대선을 위한 당 지도부 구성에 나서게 된다. 김무성 대표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오는 5~6월에 전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전대로 구성되는 지도부는 2017년 대선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누가 당권을 쥐느냐는 초미의 관심사다. 친박계와 청와대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을 유력한 후보로 내세우고 있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책임론에 휩싸이면 구도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총선 결과가 145석 미만이면 계파 간 극단적인 내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내년 대선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놓고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마당에 총선 책임 논란은 좋은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탈당파의 복당 문제도 계파갈등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우 차기 대권주자를 놓고 또다시 야권통합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단일화를 전제하지 않고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누가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쥐느냐는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다.
더민주가 애초 목표로 제시했던 107석은커녕 100석도 건지지 못하면 극단적인 경우 분당 사태도 예견된다. 당 내부적으로 누가 헤게모니를 쥘 것이냐를 놓고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책임 논란은 기름을 끼얹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07석 미만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비례대표는 물론 대표직까지 던지겠다’고 밝힌 만큼 사퇴는 불가피하고 이 경우 내부 계파 간 주도권 싸움에서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더민주의 경우 김종인 대표의 중도파, 문재인 전 대표의 친문세력, 호남 의원 등 다양한 세력 간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며 “여기에서 소외된 일부 세력들이 탈당을 감행하면서 또 다른 분당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에 필요한 안정적 의석인 30석 확보가 예상되는 만큼 제3당 역할론을 안착시키고 대권 가도에도 큰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내현 국민의당 선거상황본부장은 “국민의당은 호남이라는 확고한 지지 기반과 (안철수 대표의) 확장성이 있기 때문에 야권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인 입장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을 주창하며 아예 제3지대 신당론에 몸을 실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