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우리나라의 재정과 통화 여력이 충분하다며 올해 3%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12일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글로벌 금융기관 대표 등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한국은 단기 불안 요인에 대응할 충분한 재정·통화정책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도 추진하고 있어 올해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 국가 채무 수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7.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5.2%)보다 양호한 데다 금리 수준(1.5%)도 글로벌 주요국가 대비 높아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재정·통화 정책을 동원한 경기 부양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부의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3.1%다.
유 부총리는 “지난 2월에 경기 보완책을 발표한 이후 생산·수출·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 거시정책으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겠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 회복을 이끌고 투자·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전했다.
최근 줄어들고 있는 수출과 관련해서는 “세계시장의 교역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도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수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로 인한 우려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 부총리는 “(중국 경제 둔화의 충격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제한적”이라며 “중국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로 이동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바꿔나가는 점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 부총리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관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녹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7%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 아래인 2.9%로 제시했다. IMF는 내수 위주 경제로 돌아선 중국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점 등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이유로 꼽았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