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정국 균형추 된 국민의당...여야 사이서 '중도 존재감' 과시할 듯

■ 전문가 진단 '막오른 新 3당시대' 앞날은
무한경쟁·극한대립의 정치 완화에 기여 예상
안철수 의존도 커 입지 구축 한계 직면 할수도
"독자 세력화""野통합 불가피할것" 전망 엇갈려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 내에 원내교섭단체 세 곳이 공존하는 ‘신(新) 3당 시대’가 새롭게 등장하게 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단독 과반에 실패하면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1당이든 제2당이든 제3당과 연대해야만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국회 운영 방식 전반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국민의당 출현으로 완성된 3당 체제는 지난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0여년간 존재했던 자유민주연합 이후 20년 만에 재등장하는 것이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했던 자민련은 한때 원내 50석 규모를 자랑하며 3당 시대의 한 축을 지탱했지만 2004년 이후 급격히 세가 위축되면서 2006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 흡수돼 사라졌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신 3당 시대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이번 총선에서 약진한 국민의당이 여야 사이에서 존재감을 높여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정권교체를 노리는 야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에 나설 경우 3당 체제 존속 기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신 3당 시대’ 정국 어떻게 달라지나=먼저 국민의당이 어떤 이념과 노선을 택할지가 관심이다. 보수 진영의 새누리당, 민주·개혁 세력을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일단 ‘중도’의 자리를 점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으로는 기본적으로 야권과 뜻을 같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하지만 주요 현안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진곤 경희대 객원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3당 체제가 익숙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제3당이 중간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여야의 극한 대립과 무한 경쟁, 무한 정쟁(政爭) 풍토를 완화시키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당인 새누리당도 단독 과반에 실패한 만큼 국민의당 도움 없이는 법안을 뜻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며 “3당 체제에서는 자연스럽게 국민의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의석수는 3위지만 영향력은 1·2당 못지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3당 탄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이 얼마나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정치 지도력에 따라 기대가 엇갈린다”고 의문 부호를 달았다.

◇3당 체제 얼마나 갈까=신율 명지대 교수는 새롭게 출범한 ‘3당 시대’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국민의당이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확실하게 차지했다”면서 “호남에 사는 사람들과 서울·수도권으로 이주한 호남 출신 사람들 사이에는 정신적 연대가 있다. 이는 확장성도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지 기반인 충청권 외에서는 세력 확장에 실패한 자민련과 달리 국민의당은 호남을 발판 삼아 전국 정당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반면 내년 대선을 기점으로 야권 통합이 시도되면서 다시 양당 체제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민의 선택을 못 받아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야권 연대로 3당 체제가 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진곤 교수 또한 “두 야당 사이에 일종의 선명성 경쟁이 붙고 결과적으로 여당에 대한 대결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며 “이 와중에 야권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오면서 통합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종필(JP) 총재에게 의존했던 자민련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또한 안철수 대표에 대한 ‘인물 의존도’가 성장의 한계가 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투표 마감시간 직전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선거방송을 보기 위해 서울 마포 당사로 들어서 당직자와 악수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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