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방송법…여소야대로 격랑 앞에 선 ICT 정책

여소야대에 기존 논의 원점으로
현행 틀 유지 가닥잡은 단통법
보조금 분리공시 등 다시 부상
방송이용자보호법 발의자
미방위원 절반 이상 낙마
KBS 수신료 인상도 제동



정부가 당초 보완 여부를 살피기로 했던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현재의 틀 내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4·13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야권이 단통법을 비롯해 박근혜정부의 주요 ICT정책의 전면 재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격랑이 일 전망이다.


14일 당국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시행된 지 약 1년6개월째인 단통법 영향 등에 대한 시장점검을 최근 마친 결과, 전반적으로 순기능이 확인돼 현행 틀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의 각종 판매 자료 등을 취합하고, 소비자단체와 현장 판매점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단통법에 대해 추가적인 개선 필요 사항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를 어떻게 하면 국민들께 잘 전달할 수 있는지 하는 발표의 형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이 날을 세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고객 차별 등의 문제가 개선된 효과는 있었지만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은 단통법을 고쳐 ‘보조금 분리공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조금 분리공시제란 소비자가 단말기 구입시 제공 받는 보조금인 지원금중 이동통신사가 얼마를 지원하고, 제조사가 얼마를 지원했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휴대폰 판매 완전자급제를 도입해 이통사 대리점들은 통신요금 서비스 등만 팔고 휴대폰 기기는 취급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보조금 분리공시제 시행시 정부가 국내 휴대폰제조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해외 경쟁업체에 새나간다고 보고 있고,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도 이통사와 대리점, 판매점 간 영업행위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으로 무리라고 보는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여대야소 정국의 여파는 방송 관계법, KBS수립료 인상 문제 등에대해서도 마찬지로 미치게 될 전망이다. 19대 국회의 미방위원이던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사실상 정부 청원입법의 일환으로 전기통신사업법, IPTV법 등으로 흩어져 있는 주요 제도들을 하나로 묶어 ‘방송통신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을 발의했는데 권 의원이 이번에 낙마하면서 해당 법안은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는 게 관계당국의 우려다. 방통위가 추진해온 KBS의 수신료 인상은 야당이 진작부터 반대해온 터라 20대 국회에선 한층 더 미궁에 빠지게 됐다.

국회에서 ICT정책을 다루는 상임위원회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위원들이 21명중 13명이나 낙마한 것도 미래부와 방통위의 입법 추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차기 미방위원으로 거론되는 여당의 인물들은 송희경·강효상·김성태·박대출 당선자 등이다. 야권에선 더민주당의 문미옥 의원이나 국민의당의 신용현 당선자 등이 꼽힌다. /민병권·권용민·김지영기자 newsroom@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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