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등 ‘난항’,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탄력’ 예상

복지부, 고위 간부회의 갖고 대응 방안 모색

20대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원격의료 허용 의료법 개정과 의료산업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작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반대 견해를 보이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조직개편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여당도 큰 틀에서 반대하지 않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진엽 장관은 이날 방문규 차관 등 고위간부들과 영상회의를 열어 20대 총선 결과에 따른 부처 차원의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총선 결과가 복지부 정책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받고 법 통과가 시급한 사안들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사기재사용금지법’ ‘경력단절여성 국민연금 추후납부허용법’ 등 19대 국회 회기 내에 처리할 수 있는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8대 국회 끝물인 지난 2012년 5월에는 약사법·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등 무려 8개 법안이 같은 날 처리된 바 있다. 특히 회의에서는 20대 국회 입법추진전략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 설득 대상 당이 두 곳에서 세 곳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 입장에서 어찌 됐든 힘든 일”이라며 “서비스발전법 등 정부 주도 법안은 더 총력적인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의료법을 개정해야 가능한 원격의료 본격 실시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당이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등 국민연금 조직개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주시는 기금운용본부가 공사로 전환되면 공공기관지방이전특별법 대상에서 제외돼 전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설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사화를 반대하고 있다.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 현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민주 의원을 누르고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전주 민심을 거스르는 법 개정에는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기금 투자처와 관련해서는 각 당의 공략이 서로 달라 혼선이 예상된다. 다만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작업은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부 내용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여당과 야당 모두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복지부도 이른 시일 내에 이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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