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노르웨이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선거 이후 첫 정국 관련 메시지를 내놓는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권을 심판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고 대신 ‘국정 개혁과제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주 말 향후 정국 운영방향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하고 다음주 월요일인 18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그 내용을 참모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를 넘어 여당과 내각, 크게는 국민에 대한 메시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선거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 참패에 대해 박 대통령이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할 경우 이는 선거 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대신 박 대통령은 ‘국회는 이번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잘 받아들이고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선거 관련 언급을 끝낼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선거는 당이 치른 것이고 청와대는 관계가 없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토록 무섭게 드러난 민심에 대해 아예 언급을 안 할 수 있겠냐”면서 “정치권 모두가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새누리당 공천을 비롯한 이번 선거 전반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어서 이 정도로 언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박 대통령은 4대 개혁 등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가 여당이 불리하게 나왔다고 해서 국정과제 추진 의지까지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파견법 등 노동4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은 19대든 20대든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협치(協治)’의 필요성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응답하는 식의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적다. 야당과 협조할 사안은 하는 게 맞지만 그보다 앞서 국회가 당리당략을 위해 민생을 도외시하는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 교체 및 내각 개편을 암시하는 발언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인사쇄신 또는 깜짝인사 등 ‘인사 카드’로 국면을 전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갑작스럽거나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