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014년 12월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 /사진제공=경기도청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된 20대 총선을 계기로 여야가 정책연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여야 연정에 나선 경기도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야당과의 연정을 선언했다. 같은 해 8월 ‘경기연정 정책합의문’에 대한 경기도의회 여야 합의에 이어 12월에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하면서 연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연정을 위해 야당 몫으로 신설한 사회통합부지사직은 복지·여성, 환경, 대외협력 등 일부 조직에 대한 인사권·예산편성권을 비롯해 경기복지재단·경기의료원 등 산하 6개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갖고 있다.
이러한 권한 배분 외에도 정책 입안 단계부터 여야의 소통과 협의를 거쳐 갈등을 줄이고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여야의 합의사항 실행을 위해 사회통합부지사와 경기도의회의 여야 대표가 공동대표로 참여하는 기구인 ‘경기연정실행위원회’도 지난해 1월 구성돼 운영 중이다.
경기도는 연정을 통해 근로자에 대한 생활임금제도 도입,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의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서는 여야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갈등의 여파로 경기연정실행위원회도 지난해 10월부터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3월에서야 다시 열렸다. 산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문제도 남아 있다.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법·제도적 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여야의 신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경기도 연정의 한계로 지적된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4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해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이라며 연정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