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서 증권산업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박 회장은 “정부나 은행이 부채를 일으켜 경제를 성장시키는 시대는 끝났다”며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3D프린터 등 미래 성장산업에 투자할 줄 아는 집단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나타나는 마이너스 금리는 궁극적으로 은행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증권업이 성장산업이라는 확신을 갖고 보다 도전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이 꼽은 증권업의 성장 가능 영역은 글로벌시장과 퇴직연금이다. 박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한 한국만 보면 답이 없지만 나머지 98%의 시장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며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대우증권(006800)이 통합하면 16개국에 진출한 국내 유일의 금융회사가 되고 여기에 분명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합병 전이라도 미래에셋대우가 해외 법인에 3,000억~5,000억을 증자하는 등 해외 시장을 강화해 미래에셋그룹 전체 계열사의 해외 법인 자본을 2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회장은 미국 LA 등에서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시작하고 미래에셋대우의 인도네시아 사업모델을 베트남에도 도입하는 등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의 균형을 맞춰갈 방침이다.
박 회장은 퇴직연금시장에 대해 “증권업의 강력한 성장분야로 증권업계 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퇴직연금시장은 현재 120조원 규모에서 앞으로 400조원까지 성장할 블루오션”이라며 “현재는 급여에 따라 퇴직연금이 확정되는 확정급여(DB)형 시장이 크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확정기여(DC)형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퇴직연금 분야의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인력도 보강할 뿐만 아니라 적자를 내더라도 인센티브를 지급해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가 우선 국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후 글로벌 브로커리지까지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동안의 경험을 보면 우선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갖춰 안전망을 구축해 놓아야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며 “글로벌 리서치 투자를 대폭 강화해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성장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갖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버려달라”며 “지식·정보와 관련한 산업에 몸담고 있는 만큼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걸 맞는 보수를 받는 정직한 금융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