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여야 정책연대한다지만...각론선 엇박자 '진통 예고'

여야 3당 경제전문가 긴급 설문
●한국판 양적완화
"수출기업 위해 필요"vs"재벌·대기업만 혜택"
●서비스발전법·노동개혁
"정파 떠나 협조해야" vs "부작용 우려 반대"

제20대 총선으로 한국 정치지형이 3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정책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핵심 현안을 둘러싼 세부 각론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각 당의 전문가들도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절대 다수당’이 없는 20대 국회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주요 3당의 경제인 출신 의원 및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적완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 법인세 인상 등을 놓고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이었던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여권 전문가들은 일제히 찬성의 뜻을 표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3선에 안착한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기업들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피해를 벌써 입고 있지 않느냐”며 “수출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빚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도까지는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과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구 당선자도 “한국은행의 ‘지갑’을 열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양적완화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지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 부총장 출신으로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된 최운열 더민주 국민경제상황실장은 “무리하게 돈을 풀어야 할 상황이 아닐뿐더러 정치권이 통화정책에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3선에 오른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전 기획예산처 장관)도 “재벌·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갈 게 뻔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진표 더민주 의원은 “대기업의 구조조정 지원이 아닌 가계부채 부담 완화를 위한 양적완화라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최대 현안인 서비스발전기본법·노동개혁법안을 놓고도 여야 간에는 여전히 뛰어넘기 힘든 벽이 자리한 모습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하는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근본 처방인 만큼 야당도 정파를 떠나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야권 전문가들은 “서비스법은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해야 협의가 가능하다(장병완 의장)” “노동 관련 법안은 비정규직 양산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최운열 실장)”는 입장이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여야의 당론보다는 전문가들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김종석 원장은 “경기 하강이 가속화할 경우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반면 김광림 의원은 “세금이 잘 걷히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도 “가계소득 지원을 위한 추경은 필요하다(김진표 의원)” “정부가 부채에 휘청대는 상황에서 추경을 거론하기는 힘들다(최운열 실장)” 등 여러 입장이 공존했다. 더민주의 총선 공약이었던 ‘국민연금 재원을 활용한 임대주택 확대’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비현실적은 포퓰리즘 공약(김종석 원장)”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정책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윤석·박형윤·전경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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