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서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회의를 열어 산유량 동결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18개국 대표가 모여 지난 2월 사우디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4개국이 잠정 합의한 산유량 동결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들 회원국 산유량은 전 세계의 4분의 3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OPEC 수장인 사우디와 역내 라이벌인 이란의 갈등에 회의가 실패로 마무리됐다.

회의 시작 전만 해도 합의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황. 비록 이란이 산유량을 동결하는 자리에는 참석할 수 없다며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지만 참가국 장관들은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모하메드 알 루미 오만 석유장관은 회의에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오는 10월 1일까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WSJ는 회의에 앞서 참가국 대표들이 산유량 동결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 초안을 회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디 대표단이 막판 이란의 참여 없이는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수 없다고 강경 자세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바꼈다.

앞서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부왕세자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우디도 산유량을 동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소식통들은 이런 발언이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며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결국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회의에 들어가자 이런 예상이 어긋났다.

한 회의 관계자는 “사우디 대표단의 변화는 놀랍고 그들이 지난 수일간 말해왔던 것과 정 반대의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산유국 회의가 언제 열릴 지도 불확실하다고 WSJ는 말했다. 모하메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산업장관은 “(산유량 동결 방법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OPEC의 차기 총회가 열리는 6월 2일까지 결론을 미룰 것임을 예기했다.

씨티그룹은 회의 전 “산유국들이 이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유가가 심각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