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발생한 대지진 여파로 국내에서 내진용 철강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건축물 중 내진 기능을 갖춘 건축물 비중이 낮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내진용 철강제품인 현대제철 건축구조용압연 H형강의 판매량이 지난해 47만7,000톤을 기록했다. 이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 2011년 8만2,000톤 수준이었으나 △2013년 15만8,000톤 △2014년 27만9,000톤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건축구조용압연 H형강은 시속 250㎞ 이상의 풍속 및 진도 6.0 규모의 지진 대응성,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등을 갖췄다.
이같이 내진 철강재 사용이 급증한 이유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의 여파로 건축구조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9월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3층 이상 건축물 중 연면적 500㎡ 이상 건물에는 내진 설계가 의무화돼 대상 건축물의 범위도 크게 확대된 점도 내진용 철강재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 기존에는 연면적 1,000㎡ 건물만 대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진 구조를 갖춘 건축물의 비중이 낮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서울시 내진 대상 건축물 28만4,409동 중 25%인 7만982동의 건축물만 내진 설계가 적용됐다. 특히 학교와 공공업무시설 내진 설계 비율은 각각 26.4%와 21.5%에 그쳤다.
또 안전불감증과 일부 건설현장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내진용 강재 사용 확산이 지연되고 있다. 내진성능이 강화된 초고장력 철근의 경우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진행 중인 한국산업규격(KS)개정이 지연돼 건설현장 적용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수입산 부적합 철강재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어 건축물 안전에 대한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