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더 도나텔 재킷
최근 등산화나 워킹화를 신을 때마다 참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이 있다. 바로 보아 시스템. 끈 없이 다이얼을 돌리거나 당기는 것만으로 신발을 꽉 조이거나 푸는 게 가능해 귀찮은 것을 질색하는 기자에게 딱 맞는 신기술이었다. 기존에 끈을 묶어 놓은 신발을 신을 때 손가락으로 신발 뒤꿈치를 잡아당겨 발을 우겨 넣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기 때문.
이번에 체험하게 된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신제품 ‘도나텔’의 경우 업계 최초로 모자에 보아 시스템을 적용한 재킷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모자에 보아 시스템을 넣은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니 아이더의 기획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맞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빠르게 달려갈 때도 모자가 벗겨지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특히 후드 모자를 끈으로 조일 경우 양쪽 끈을 묶어야 하지만 도나텔 보아시스템은 조이는 것과 동시에 매듭까지 이뤄지는 효과였다. 등산 시 스틱이나 각종 짐 때문에 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비바람을 만나도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등산 전문가용으로 제작된 제품인 만큼 내·외피 소재도 뛰어났다. 특수 멤브레인 기술이 결합된 고어텍스 소재를 적용한 덕분에 땀은 빠르게 배출하고 외부 습기는 차단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시간 가량 뛰며 등과 겨드랑이 부분에서 열기가 느껴졌지만 안에 입은 티셔츠가 젖지는 않았다. 특히 겨드랑이 부분에 부착된 커다란 지퍼를 열자 바람이 통하면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등산 시 배낭을 벗을 필요 없이 겨드랑이 지퍼를 내리는 것만으로 웬만한 더위를 견딜 수 있어 보였다.
방수 기능이 우수한 고어텍스 소재답게 빗방울이 조금도 스며들지 않고 완벽히 흘러내렸다. 물방울이 동그란 모양으로 맺히거나 흐르는 모습이 신기했을 정도. 산에서 장대비를 맞아도 상체는 전혀 젖지 않을 것 같았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전문가용다운 세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부 충격이 잦은 재킷 밑단 지퍼, 주머니 부분에 단단한 소재가 적용돼 있었는데, 방탄 소재로도 활용되는 ‘슈퍼 패브릭’이라는 게 아이더 측 설명이다. 가슴 부위 및 옆구리에 큰 주머니가 달렸고 볼펜 꽂이까지 마련돼 있어 차 열쇠부터 스마트폰, 손수건, 필기구 등을 넣기에 편리해 보였다.
디자인은 최근 아웃도어 트렌드를 반영해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모습이었다. 화려한 무늬 없이 차분한 색상 사용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 남성용의 경우 라이트 그레이·터콰이즈 2종, 여성용은 크림·제이드 2종으로 나왔다. 가격은 남성·여성용 각각 59만원, 53만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지퍼가 너무 뻣뻣하다는 것. 특히 겨드랑이 부분의 지퍼는 혼자 올리거나 내릴 때 힘을 많이 줘야 했다. 지퍼 부분까지 방수처리가 돼 있고 아직 새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아이더측 설명이지만 일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모자에 적용된 보아시스템의 내구성 역시 검증돼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