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하향 조정에 애널리스트의 탐방을 막겠다는 취지의 협박성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하나투어(039130)에 대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를 내고 있다.
1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한금융투자와 동부증권(016610)·대신증권(003540)· BNK투자증권·삼성증권(016360) 등 5곳의 증권사가 하나투어(039130)에 대해 목표주가를 낮추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다.
증권가는 유통업인 면세점 사업은 하나투어(039130)의 신규 사업인데다 면세점 사업 내 경쟁도 치열한 만큼 하나투어(039130)가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투어(039130)의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약 22% 하락했다. 하나투어(039130)가 지분 78.09%를 보유하고 있는 SM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에 이어 지난 1월 서울 인사동에 시내면세점을 개설했다.
증권사들은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016360)은 하나투어(039130)에 대해 “정부가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추가로 발급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신세계(004170)와 한화(000880)·두산(000150) 등 신규 시내 면세점의 개설이 이어질 것이어서 2·4~3·4분기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앞서 14일 동부증권(016610)은 “하나투어(039130)의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2% 줄어든 134억원으로 컨센선스를 밑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BN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3만3,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낮췄으며 대신증권(003540)과 신한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각각 19%, 16%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는 ‘보복성’으로 보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리포트를 많이 발표하는 상황에서 면세점 사업 등에 대해 애널리스트가 소신을 가지고 부정적으로 전망한 것일 뿐으로 보복성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다만 툭하면 탐방 금지 등으로 협박하는 일부 기업들의 갑질에 시달린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최근 몇 년 동안 기업이 애널리스트에게 갑질을 하는 사건이 꾸준히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흐지부지 넘어갔다”며 “기업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해당 분야를 떠나는 애널리스트도 있었던 만큼 후진적 문화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039130)는 지난달 말 교보증권(030610)의 한 연구원이 투자 의견을 기존의 ‘매수(Buy)’에서 ‘단기 매수(Trading Buy)’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기존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리포트를 내자 해당 리포트를 작성한 연구원에게 탐방을 금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갑질 논란에 휩싸였었다. 7일 국내 증권사 32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이에 항의하는 취지의 성명서를 냈고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독립성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