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달 초 발표한 인사 혁신안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실제로 진행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제도 역시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 아래에서 위로(보텀업)의 변화가 시작된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부터 ‘팀장 없는 날’을 시행하고 있다. LG전자 각 사업본부 팀별로 돌아가며 한 달에 하루 팀원들끼리만 근무하고 있다. 현업 부서뿐 아니라 홍보 등 지원부서도 제도를 도입했다.
팀장 입장에서는 주말이나 연휴를 앞두고 평소 다 소진하지 못했던 연차를 사용해 재충전에 나설 수 있다. 팀원들은 한 달에 하루는 자유롭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팀장이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휴가를 쓰면서 팀원들 역시 필요에 따라 휴가를 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장 없는 날을 시행한 후 직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LG전자가 올해 초 사내 게시판 ‘우리 틉시다’를 통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제도인 만큼 가장 필요한 제도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LG전자 직원은 “눈치 보지 않고 필요할 때 휴가를 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회사의 각종 지원 제도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LG전자는 이밖에 직원들이 사기 진작 및 재충전을 위해 5년 근속 직원에게 최대 한 달간 무급휴가를 제공하는 안식제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달 초 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총 12개 항목으로 직급제 개편 및 인사평가 방식 개선 등을 담고 있다. 팀장 없는 날 외에도 LG전자는 직원들의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 역시 이달 도입해 실시 중이다. 어린이집·유치원뿐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인 자녀를 둔 직원도 필요에 따라 오전에 1시간 정도 늦게 출근할 수 있다. 전날 야근자 역시 필요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인사 혁신안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부분들이 많이 담겼다”며 “제도가 제대로 실천이 된다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