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 쇼핑족 잡아라” T커머스시장 공들이는 홈쇼핑업체

["불황 넘자" 홈쇼핑대전 2라운드]
올 T커머스시장 지난해 보다 3배 늘어난 7,000억 예상
업체들 무료시간 방송 확대 맞춤형 VOD제작등 나서

매출 역신장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홈쇼핑 업체들이 올 들어 각종 전략을 일신하며 재정비에 전력하고 있다. 데이터 방송인 T커머스 대중화에 적극 뛰어들고 온·오프라인을 막론한 거침없는 영역파괴에 앞장서는가 하면 특화 브랜드 개발 등을 주도하며 ‘다시 뛰는 홈쇼핑’을 만들고자 부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인터넷TV(IPTV) 확대로 T커머스 시장은 홈쇼핑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올해 T커머스 시장이 지난해의 3배 수준인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를 잡기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T커머스 시장 총 취급액은 2,500억원으로 2013년 230억원, 2014년 790억원에 이어 매년 3배 이상 커졌다. 올해는 그 규모가 7,000억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약 14조원에 이르는 홈쇼핑 전체 규모에 비하면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만큼은 어느 분야보다 빠르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과 상거래(커머스)를 결합한 단어로 드라마나 스포츠 등을 시청하다가 화면에 보이는 상품을 리모컨으로 바로 살 수 있는 서비스다. 미리 정해진 상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 홈쇼핑 방송과 달리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상품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2005년 10개 업체에 사업권을 주면서 T커머스 시대가 개막했지만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상 2012년부터다.


T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GS홈쇼핑은 GS샵의 커머스 채널인 ‘GS마이샵’을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채널로 삼아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홈쇼핑 방송을 재편집해 사용하지 않고 100% T커머스 맞춤 주문형비디오(VOD)를 제작하기 위해 인원과 스튜디오 공간을 최근 확충했다.

CJ오쇼핑은 T커머스를 본격적인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115억원을 투자한다. 오영길 CJ오쇼핑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중소기업·농가 지원 방송인 ‘1사1명품’과 ‘1촌1명품’, 스타트업 상품을 위한 ‘중소기업 상생 전용 기획관’ 등을 운영해 연간 180시간 무료 방송하고 중소기업 판로 확대에 실질적 지원을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홈쇼핑은 T커머스 채널인 ‘현대홈쇼핑 플러스샵(+SHOP)’에 스타트업과 지방자치단체 특산물 등 상품 판매를 위한 무료방송을 도입했다. 올해 연간 4,120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연간 6,120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주가량 소요됐던 중소기업 입점 절차를 7일 이내로 단축하는 스피드 입점을 도입하고 20~30대가 선호하는 상품은 현대H몰에서 동영상으로 자체 제작하는 등 콘텐츠도 강화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문할 수 있는 별도 앱과 T커머스 전용 간편결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롯데OneTV’를 개시한 롯데홈쇼핑은 판매 수수료를 기존 홈쇼핑보다 10% 이상 낮추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홈쇼핑 업계 최초로 T커머스 채널 전용 앱 ‘롯데OneTV 앱’을 오픈하는 등 온라인·모바일로도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옴니채널전략사업부문장은 “‘롯데OneTV’는 양방향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존 홈쇼핑 방송과도 경쟁할 수 있는 채널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GS샵 모델들이 지난해 7월 개국한 GS샵의 T커머스 채널, ‘GS마이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샵
CJ오쇼핑의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 플러스’에서 쇼호스트들이 중소기업 제품인 ‘쟌슨빌 소세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오쇼핑


롯데홈쇼핑 T커머스 채널인 ‘롯데OneTV’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방송영상을 무료로 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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