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최근 펀드 판매 허용·담보대출한도 확대등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안들을 검토중인데요. 하지만 펀드 판매를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담보대출 한도 확대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아 ‘하나 마나’한 개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융위의 개정에 따라 올 상반기 중에는 저축은행·농협·우체국·새마을금고 등에서도 펀드판매가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펀드 판매를 위한 조건이 업계 실정에 비해 너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현재 금융위가 검토 중인 상호금융기관의 펀드 영업 조건은 자산 1조원 이상, BIS비율 14~15%입니다. 하지만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12개, 그중에서 BIS비율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은 OK·한국투자·웰컴·현대·동부·하나저축은행 6곳 뿐입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규모·건전성 조건 뿐만 아니라 펀드 판매를 위해서는 담당 직원 교육 등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해서 업계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고 털어놨습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비이자사업 부분에서 6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해 수익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반면 농협상호금융은 지난해 약1조 3,000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15%가 비이자수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 판매 조건을 같은 수준으로 적용하다 보니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유명무실한 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유명무실로 지적받는 당국의 방침은 또 있습니다. 금융위에서는 지난 8일 저축은행 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8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금융상품 판매 강요, 소위 ‘꺾기’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 특성상 6억 이상의 고액 대출을 받는 고객은 많지 않다”며 “사실상 도움이 안되는 보여주기식 개정같다”고 말했습니다. 꺾기 규제를 위한 의미 없는 한도 상향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 서울경제TV 김성훈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