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2016’에서 ‘금융개혁, 성과와 과제’에 대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우리 금융산업의 낮은 생산성은 단지 규제를 없애거나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보수에서 평가·인사·교육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걸쳐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켜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 금융당국이 올해 2단계 금융개혁의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성과주의 도입의 필요성을 수차례 역설했다. ★관련기사 2·3면
임 위원장은 “성과주의 도입 주체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 등 본질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우선 논의 대상은 금융공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공공기관의 1인당 보수 수준은 우리나라 전체 공공기관을 통틀어 가장 높다”며 “부가가치를 제대로 창출하면서 보수를 많이 받는다면 전혀 문제되지 않겠지만 당장 제조업과 비교하더라도 보수는 1.4배 높은데 생산성은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우리 금융공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연평균 15%씩 줄었다”며 “저금리·저성장 추세로 영업은 계속 힘들어지고 있는데 오히려 판관비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주의 도입과 관련해 많은 오해와 핑계가 있는데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이 받고 잘 못하는 사람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런 분명한 기준이 금융기업에 도입돼야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 위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성장성이 높은 신생·중소기업들이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기업들이 성장단계별로 맞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금융 지원 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금융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빅데이터 활성화와 개인정보보호체계 개편,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촉진 등에 대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 위원장은 “경쟁과 혁신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피곤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피하면 금융의 발전은 없고 위기 상황도 피해갈 수 없다”며 “올해도 금융개혁에 대한 의지와 확신을 갖고 현장 중심으로 계속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저금리와 저성장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 금융산업이 헤쳐나가야 할 도전과제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생존의 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금융계 최고경영자(CEO) 등 400여명이 참석해 임 위원장의 2단계 금융개혁 방향에 대한 기조강연과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의 디지털 금융혁명에 대한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