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 부회장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수대상 증권사를 직접 확인하고 귀국했다. 이번 출장에는 대우와 현대증권 인수 보고서를 기획·작성한 이성원 지주 전략기획실 전무와 사외이사인 호바트 리 엡스타인 전 KTB투자증권 사장이 동행했다. 한국금융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도 상당한 교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사외이사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 한국금융의 가교역할을 맡았다.
한국금융 관계자는 “2014년에 설치된 인도네시아 사무소가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위해 출범한 만큼 꾸준히 매물을 찾아왔다”며 “현지 증권사 인수에 지주 차원의 의지를 보여주고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의 네트워크 확보를 겸한 출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우증권·현대증권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지연됐던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시기”라며 “인도네시아 경기가 나빠 매물 가격도 적정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은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 진입’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해외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1994년 영국 런던법인 설치 이후 홍콩·뉴욕·싱가포르 등에 진출했다.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설립한 키스베트남(KIS Vietnam)을 50위권에서 지난해 9위로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기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이 교민 대상의 브로커리지 영업의 틀이라면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해당 국가에 뿌리를 내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공식 출범 이후 비증권 부문의 수익비중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올 하반기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뱅크’가 은행법 개정 전에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은행지주로 전환된다. 또 은행지주 전환 전에 물적·인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손자회사인 한국투자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도 캐피털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캐피탈의 자본금을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재영입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아시아권에서만 선발했던 해외인력 선발대상을 전 세계 대학으로 넓혔다. 지난해보다 5배가량 지원자가 늘어나 5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력직원 채용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최근 한 주 사이에 3번의 경력면접을 봤다”며 “맨파워가 강한 증권사 두 곳이 인수·합병되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을 상당수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