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티볼리 기적에 월급 두배로…몸 고돼도 행복"

해고자 복직된 쌍용차 평택공장 가보니
가동률 20%였던 조립 2라인서도 생산
일감 몰려 잔업에 토요일 특근까지 구슬땀
"내년 렉스턴 후속 모델 출시도 기대되죠"

21일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티볼리 에어 생산을 위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1라인에 들어서자 ‘티볼리’ 생산에 몰두하고 있는 청년들이 눈에 띈다. ‘티볼리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지난 2월부터 조립 라인에 배치된 16명의 신입사원은 2009년 경영악화로 해고된 근로자들의 자녀다. 쌍용차의 최고 히트작 ‘렉스턴’을 만들던 아버지에 이어 아들은 쌍용차의 부활을 알리는 ‘티볼리’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티볼리 흥행 돌풍으로 16명의 신입사원을 포함한 40명이 회사로 돌아왔다.

21일 반가운 얼굴들이 돌아온 평택공장은 희망이 넘쳤다. 잔업과 특근도 마다치 않는다. 밀려드는 티볼리 주문 덕에 체어맨 W, 코란도 투리스모를 생산하던 조립 2라인까지 티볼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생산 차종이 저조한 판매실적을 거두며 고작 20%의 가동률을 기록하던 곳이다.


티볼리 생산 덕에 조립 2라인은 언론에 10여 년 만에 공개됐다. 그만큼 티볼리의 온기가 퍼지며 공장에 활기가 넘친다는 증거다. 윤상수 조립 2팀장은 “티볼리가 조립 2라인에 추가 투입되면서 연간 6,000대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공정마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일감 탓에 평택공장 곳곳에서는 행복한 비명이 쏟아졌다. 박용우 조립 2팀 기술주임은 “티볼리에 대한 고객반응이 좋고 주문이 쇄도해 토요일도 특근을 이어가고 있다”며 “몸은 조금 힘들지만 즐겁고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 이곳은 2001년 렉스턴 출시 이후 15년 만에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립 1라인의 경우 주야 2교대도 모자라 주말과 휴일 특근을 진행한다. 쌍용차 사태 이후인 2010년과 비교해 월급도 두 배나 늘었다. 조립 1팀 김성진 기술주임은 “가족의 날인 수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잔업 및 특근을 실시하고 있다”며 “덕분에 작년은 재작년보다 2,000만 원 정도 급여가 늘었다”고 털어놨다.

코란도 스포츠와 렉스턴 W, 액티언을 생산하는 조립 3라인에선 내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17년 출시 예정인 렉스턴 후속 ‘Y400’을 이곳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전무)은 “2017년 상반기에 렉스턴W 후속모델 Y400, 2018년에 코란도 스포츠 후속모델 Q200을 각각 판매하게 되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또한 “2019년에 코란도C 후속모델 C300(프로젝트명)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쌍용차는 6만대 이상 팔린 티볼리 덕분에 단일 차종으로 지난 2004년 렉스턴 이후 최다 판매실적을 거뒀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재무구조도 개선돼 지난해 영업실적은 지난 2014년 대비 50%나 호전됐다. 작년 한 해 동안 3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4분기 흑자달성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선보인 ‘티볼리 에어’까지 대박 행진을 이어가 올 1·4분기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2만2,622대를 기록했다.

여세를 몰아 쌍용차는 3년 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공장을 세운다. 현지 업체와 합작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쌍용차는 22%의 관세를 물며 중국에 차량을 수출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비용절감을 통해 현지업체 공장을 활용해 차량을 생산한 후 쌍용차 브랜드로 차량을 판매할 계획을 하고 있다. /평택=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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