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한국 증권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한국의 증권 업계도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우선 한국 증시의 거래금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점을 꼽았다. 증권사 매출의 최대 36%를 차지하는 주식 중개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중반까지 11조2,00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8조원까지 줄었다. 무디스는 또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자산운용과 자산관리가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채권 가격의 추가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져 채권 트레이딩 부문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최근 한국의 증권사들이 확대하고 있는 파생결합상품·기업신용대출 등이 증권사들의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상품 발행을 늘리면서 채권 보유량이 늘었고 이에 따라 헤지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본총계 대비 평균 6.85%까지 증가한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5개사의 기업 신용대출도 투자 대비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램 노드 무디스 이사는 “한국 증권사들의 우발채무는 지난해 9월 기준 24조1,000억원으로 약 5년 만에 20조원 이상 급증했다”며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이 영업환경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체 수익원을 추구하면서 자산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