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화학제품의 공급 과잉이 해소된 덕분에 SK이노베이션이 올 1·4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4분기에 매출 9조4,582억원, 영업이익 8,448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조441억원에서 21.5%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3,336억원에서 153% 뛰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0조8,679억원에서 13.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758억원 대비 206%나 급등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1·4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7,000억~8,000억원이었던 관련 업계 전망치보다 높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전 분야에서 고르게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은 지난 분기 매출 6조6,460억원, 영업이익 4,905억원을 기록했다. 에틸렌·파라자일렌(PX)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은 2,243억원이었다. 특히 윤활기유 사업은 2011년 3·4분기 이후 최고인 1,322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고 SK이노베이션은 밝혔다.
이밖에 석유개발사업은 카자흐스탄 잠빌 광구의 일회성 비용이 소멸되며 2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1·4분기 일일 원유 생산량은 5만5,000배럴로 전 분기 대비 약 9,000배럴 줄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정유사들은 매출은 줄면서 영업이익은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안정적 저유가 흐름 때문에 석유 제품의 판매가는 감소하지만 정제마진이 좋아지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화학 분야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설비들이 정기 유지보수와 가동중단에 돌입해 수요 대비 공급이 줄어드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2·4분기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동 지역의 화학제품 생산설비가 신규 가동할 예정이지만 정유사들은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의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차별화된 고부가 화학제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북미 등지에서 5~6월부터 휴가로 인해 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이 본격화하는 것도 실적의 한 기대요인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