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풍계리 핵실험장 장비·인력 철수안해…핵실험 준비 박차"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준비는 갖춰”…軍, 기습감행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정부와 군 당국은 2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인력이 아직 철수하지 않는 등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북한이 기습적으로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활동하는 장비와 인력이 빠져나와야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평가할 수 있는데 아직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언제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는 갖춘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핵실험이 유력한 시기로는 북한군 창건일(25일) 전후 또는 내달 초로 예정된 노동당 7차 대회 직전 등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행사가 있는 이번 주부터 사실상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고 보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도 “지난달 김정은이 빠른 시일 내 핵탄두 폭발시험을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북한은 이런 시험 준비를 계속 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당장 내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고 정밀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핵 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군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기에 탐지하고 핵폭발 위력 등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 때와 같이 특별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도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4차 핵실험 당시 북한은 핵무기의 운반·조립, 계측장비 설치, 차량·인원 소개작업 등 과거 핵실험 직전에 보였던 징후 없이 갑자기 핵실험을 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오는 25일 군 창건 기념일과 다음 달 초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정치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주요 행사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에 5차 핵실험을 한다면 국제사회의 ‘가혹한 추가제재’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날 한국·미국·일본 3국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북한으로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3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3국이 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외교차관급 협의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의 제재 결의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미일은 북한 고려항공 항공기의 영공통과 금지 등도 포함한 이런 추가제재가 성사되도록 중국과 러시아에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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