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현대경제연구원
청년층 임금근로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최저임금에도 못 받는 이른바 ‘열정페이 청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의 열정페이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3일 현대 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청년 열정페이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임금근로자 374만명 중 열정페이 청년은 63만5,000명으로, 전체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정페이란 청년의 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을 뜻하는 말로, 열정페이 청년은 최저임금 미만의 15~29세 임금근로자를 지칭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급증했던 열정페이 청년은 20111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9년 14.7%였던 열정페이 청년의 비중은 2011년 12.3%까지 하락했다 2014년 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서 지난해 17% 고지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6년에도 최저임금이 8.1% 상승한 반면 경제성장률은 2% 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어 열정페이 청년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열정페이 비중이 높았다. 15~19세는 2011년 51.7%(11만8,000명)에서 2015년 57.6%(14만8,000명)로 5.9%포인트, 20~24세도 19.4%(21만6,000명)에서 25.1%(34만7,000명)로 5.7%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25~29세는 5.0%에서 6.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학력별로는 대학에 재학 중인 청년 임금근로자의 열정페이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11년 33.3%(25만1,000명)이었던 비중은 2015년 42.8%(33만5,000명)로 9.5%포인트 급증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의 열정페이 비중도 13.4%에서 20.5%로 7.1%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열정페이의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20%)에서 가파르게 늘었고, 제조업(5.1%)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직업별로는 서비스업 종사자가 46.5%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판매 종사자도 37.5%가 열정페이 근로자였다. 단순 노무자도 33.1%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열정페이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1년 31.4%였던 1~4인 사업장의 경우 지난해 열정페이 비중이 41.0%로 증가했다. 5~9인 사업장도 같은 기간 비중이 14.8%에서 23.8%로 높아졌다.
또 정규직(8.5%)보다는 비정규직(32.8%)에서 열정페이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종과 소규모 사업자, 판매종사자, 단순노무자, 비정규직에 대한 일자리 질 개선 대책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재편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임금·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