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 연이은 악재성 공시에 뿔난 소액주주들 中 본사 항의 방문

조회공시 요구 불구 무응답
거래소 오늘 매매정지 예정
해외기업 상장 유치만 급급
당국 사후관리는 소홀 빈축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외국 기업 대부분이 한국사무소도 설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들은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면서도 주주들과의 소통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4일 중국원양자원(900050) 주주들 등에 따르면 채기섭 중국원양자원(900050) 사외이사는 일부 주주들과 함께 오는 26일 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푸젠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를 찾아 장화리 중국원양자원(900050) 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푸젠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는 홍콩 페이퍼컴퍼니인 중국원양자원(900050)의 자회사다.


채 이사와 주주들의 중국 방문은 연일 이어지는 악재성 공시 때문이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은 지난 8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푸젠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의 조업선박 26척이 파업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4일에는 웰시포커스가 중국원양자원(900050)을 상대로 약 73억원 규모의 차입금 미상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으며, 20일에는 중국원양자원(900050)의 자회사인 연강신의안수산유한공사의 지분 30%도 가압류했다고 공시했다.

일부 주주들은 이 같은 공시가 연초부터 대규모의 장내 매도를 해온 장 대표가 주식을 헐값에 되사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닌지 의문을 품고 있다. 실제로 21일 한국거래소도 이 같은 허위공시설에 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중국원양자원(900050)은 답변하지 않았고 오는 25일 매매거래 정지될 예정이다. 주주들은 회사가 해외에 위치한데다 한국 사무소도 없어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해 본사를 방문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 중국까지 가기로 한 것이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은 2007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지만 여전히 한국사무소를 개설하지 않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해외국적주가 국내에 연락사무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기업은 총 12곳이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분기·반기·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들 중 국내에 연락사무소를 갖고 있는 곳은 코라오홀딩스(900140)와 CKH·차이나그레이트(900040)·에스앤씨엔진그룹(900080) 정도다. 이 밖에는 국내 법무법인이나 기업설명회(IR) 업체 등과 공시대리인 계약을 체결한 수준이다. 한 주주는 “연락사무소는 기업이 주주와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인데 그마저도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며 “IR 담당자가 없다 보니 주주에 대한 응대가 완전히 불가능해 공시에 대한 추가 질문이나 회사의 현재 상황 등에 대해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거래소가 해외기업 상장에만 집착할 뿐 상장 이후 주주들의 권익 보호에는 무관심하다며 책임을 묻고 있다. 현재 거래소는 외국 기업에 대해 국내에 주소 등을 둔 공시 대리인을 두도록 규정할 뿐 국내 사무소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주주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외국 기업의 추가 상장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도 나서는 등 반대 움직임을 벌이고 있지만 거래소는 지난 15일 중국계 기업인 로스웰인터내셔널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시키는 등 올해도 해외기업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 해외국적주의 주주는 “주주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에 기본적인 것도 문의할 수 없다 보니 ‘주권’이 없는 주식이 돼버렸다”며 “거래소가 해외기업의 상장을 지속할 계획이라면 상장 이후에 사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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