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년만에 영업익 최저치…신흥시장 신차 투입해 정면돌파



중국·러시아 등 신흥시장 경기 침체 속에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5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EQ900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로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원가와 판매관리비 부담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해 1·4분기 매출(연결기준)과 영업익이 각각 22조3,506억원, 1조3,424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해 역대 1·4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영업익은 같은 기간 15.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7,681억원으로 역시 같은 기간 10.8% 줄었다.


현대차가 기록한 1·4분기 영업익은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전망치인 1조5,000억원 안팎과 비교해 2,000억원 가량 낮은 수치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저유가 등으로 중동 및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불안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4분기 중 환율은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내 유리했지만 국내 공장의 수출물량이 줄었고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도 덩달아 하락해 강세 요인을 희석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재고처리 부담 등으로 판관비가 늘어난 것도 영업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1·4분기 마케팅 분야에 7,880억원을 투입해 전년보다 지출을 13.5% 늘렸다.

현대차는 다만 2·4분기부터 주력 모델인 아반떼의 미국 및 중국시장 판매가 본격화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흥국 경기부진이 심화하는 등 저성장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한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SUV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판매 부진이 심각한 러시아에 올 하반기 현지 전략형 소형차 ‘쏠라리스’의 신형 모델과 소형 SUV ‘크레타’를 투입한다.

이와 별도로 ‘아이오닉’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및 커넥티드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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