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민주정책연구원과 강기정·홍종학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주최했다. 토론회 참석자들 대다수는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공천참사와 전략실패 성토에 입을 모았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호남 참패의 책임 중)30% 정도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라면서도 70%의 책임을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서 찾았다. 그는 ”호남의 유권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더민주를 인식한 건 새누리당 2중대였다”면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논란을 말씀드리진 않겠는데, 호남이 지지하는 야당이 고수하고 지켜내고 있던 이념적 스탠스 요소를 상당 부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대표를 둘러싼 국보위 논란과 햇볕정책 수정론 등이 호남 지지자들을 돌려세웠다는 것이다.
선거에 뛰어들었다 고배를 든 의원들도 오 교수의 주장에 동조했다. 전북 전주 병에서 낙선한 김성주 의원은 김종인 대표에 대해 “셀프공천 논란과 비례대표 공천 혼란, 국보위 참여 전력 때문에 오히려 (지원유세를) 올 때마다 공격의 단골소재가 됐다”고 말했다. 재선에 실패한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의원도 “반문재인 정서는 기본적인 상수였지만 이것을 구조적으로 고착한 것은 새 지도부가 민주성을 상실하고 기존 지도부의 패권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결정적으로 (김종인 대표의)셀프공천 과정에서 김종인 지도부에 대한 실망이 고착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개호 의원은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눴다. 그는 셀프공천과 국보위 논란을 거론하며 “당이 후보를 도와줘야 하는데 계속 방해만 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현 지도부가 됐든 전 지도부가 됐든 우리당 지도부가 옆에 있으면 욕이라도 해주고 싶을 만큼(화가 났다)”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자체를 옹호하는 주장도 나왔다. 김윤철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은 지지층을 결집시켰고 특히 수도권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며 “유력한 대선후보로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으로 비쳤다”고 말했다. 김성주 의원 역시 “호남에 오냐 안 오냐의 논란이 친노패권 프레임을 강화시켰다”면서 “그런 논란 자체가 문제가 됐지 실제로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온 것 자체가 마이너스라고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