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채권단 마음 잃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나

신보, 한진해운 자율협약 채권기관 탈퇴
남은 채권금융기관 부담 커 자율협약 불투명
한진해운, 해운사 ‘양자택일론’서 불리해져
오너 일가 ‘도덕성 문제’도 구조조정 발목

[앵커]

신용보증기금이 한진해운 채권단에서 빠져 회사와 개별적으로 채무조정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보도에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신용보증기금은 한진해운이 신청한 자율협약 채권기관에서 빠지기로 했습니다.

신보는 약 4,0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보가 빠지면서 남은 채권금융기관들은 부담이 커졌습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6개 채권금융기관은 신보가 없어도 자율협약 개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쉽게 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 전원이 찬성해야 절차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에 수술대에 오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두 해운사를 모두 살릴 수 없다는 양자택일론이 대두된 가운데 한진해운의 상황이 급격히 불리해진 것입니다.

애초 양자택일을 해 두 회사 중 한 회사만 살린다면 한진해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상황이 역전됐습니다. 더욱이 정부는 두 해운사에 대해 법정관리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채권단은 이번 주 초 자구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돌려보냈습니다. 오너의 사재 출현과 현대증권 매각, 용선료 재협상 등 자구안을 착실히 진행 중인 현대상선과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을 향한 금융당국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다음달 중순까지만 용선료 협상을 기다려주겠다고 했지만, 한진해운은 연말까지 시한을 늘려주면 용선료를 추가로 낮추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한진해운 회장 일가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악화한 여론도 문제입니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과 두 딸은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을 공시하기 전날 보유 중인 31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장내 매도했습니다. 자율협약 신청 소식이 전해지고 첫 거래일을 맞은 한진해운은 곧바로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 과정에서 최 회장 일가는 10억원 가량의 손실액을 회피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혐의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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