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1층의 창문을 맨몸으로 넘나든 절도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이모(42)씨와 김모(46)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저녁 7시쯤 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 들어가 시가 5천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 등을 훔치는 등 지난해 10월 말부터 약 3개월간 수도권과 영남권 등 전국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금품 2억원 어치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절도범으로 교도소에서 만난 이들은 김씨에 이어 지난해 10월 이씨가 출소하자마자 의기투합해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고층 아파트 거주자일수록 외출 시 베란다 창문 잠금 여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데 착안해, 아파트 복도 계단의 창문을 통해 열려 있는 베란다로 들어가는 수법으로 절도 행각을 벌였다.

아파트 20층은 기본, 무려 31층에서까지 창문을 넘나들며 김씨가 목숨 건 범행을 하는 사이 이씨는 망을 보면서 무전기로 바깥 상황을 전달했다. 이들은 범행 장소 가까이에 다다르면 아예 휴대전화를 끄고 무전기로만 의사소통하고, 서로 다른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 일당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