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바이로봇 공동 창업자
국내시장 아직 작지만 ICT 인프라 훌륭
정부가 내수 보호위한 장치 만들어주면
기술개발·협업 통해 얼마든지 성장 가능
“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기초를 이루는 산업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지능형 드론을 누가 상용화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국내 드론 업계의 자존심인 바이로봇의 공동 창업자인 홍세화(33·사진) 바이로봇 전략담당이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진입이 다소 늦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갖춘 만큼 충분한 성장동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홍 이사는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서울포럼 2016’ 둘째 날 ‘드론&로보어드바이저’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 한국 드론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바이로봇은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한국 출신으론 유일하게 단독 전시관을 꾸렸다. 중국의 DJI 등 해외 업체들이 장악한 드론 시장에서 바이로봇은 국내 드론 업계의 대들보나 다름없는 존재인 셈이다.
28세에 바이로봇을 공동 설립하며 드론 사업에 뛰어든 홍 이사는 창업 이전에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비행로봇팀 연구원으로서 다양한 산업용 드론을 만들어왔다. 국내 최초 자율비행 드론 개발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현재 바이로봇이 만든 드론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일본·영국 등 해외 각국에서 팔리고 있다.
다른 드론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바이로봇은 ‘드론파이터’ ‘페트론’ 같은 완구·촬영용 드론에 주력한다. 여기에 카메라·위치파악 및 무선통신 기술의 혁신이 이뤄지면 드론이 근거리 배송과 같은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게 홍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드론의 자율비행 능력이 향상될수록 시행착오 없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며 “향후 드론에 로봇 팔을 장착해 전투용으로 사용하는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많은 드론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자율비행 드론은 AI·바이오를 비롯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의 토대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홍 이사는 강조했다. 그는 “드론은 기존에 측정하기 어려웠던 다양하고 복잡한 정보를 모으는 단말기”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를 구현하는 기초 도구”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드론업계의 성장세는 아직 미약하다. 한국은 내수시장이 워낙 작아 아직 초기 단계인 드론 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 홍 이사의 지적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은) IC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신속하게 검증하기 좋다”며 “국내 기업이 안정적으로 커 나가도록 정부가 내수 보호장치를 마련해주고 기업들이 활발한 국내외 협업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세계 드론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중국을 경쟁 상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구축한 산업 시스템을 배우고 거대한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한국의 자체 드론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