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장이 필리핀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됐다.
9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야당 PDP라반의 후보 두테르테 시장이 1,322만표(66% 개표 기준)를 얻어 집권 자유당(LP) 후보인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776만 표)을 500만 표 이상 앞선 것으로 비공식 집계됐다. 무소속의 그레이스 포(47) 여성 상원의원은 749만 표, 제조마르 비나이(73) 부통령은 447만 표를 각각 기록했다. 두테르테 시장의 승리로 사실상 결론이 나자 포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며 대통령 취임 6개월 내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기성 정치와 범죄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그는 마약상과 같은 강력범 즉결 처형 등 초법적인 범죄 소탕으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징벌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부통령 선거에서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의원이 1,186만표, 여당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52) 여성 하원의원이 1,143만 표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은 이날 정·부통령, 상원의원 12명, 하원의원 297명, 주지사 81명 등 총 1만8,000여 명의 공직자와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