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오는 9월을 목표로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저축은행들은 보증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고 서울보증과의 협업보다는 자체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계획이 예상과 달리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T저축은행은 이날 중금리 대출 상품인 ‘파라솔’을 내놓고 관련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파라솔은 신용도에 따라 연 9.9~ 19.9%의 대출 금리가 적용되며 대출 한도는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이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직장인뿐만 아니라 4~6등급의 중신용자 고객을 위해 내놓은 중금리 대출상품”이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이다’는 출시한 지 83영업일 만에 누적대출액 5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말까지 누적대출액이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OK저축은행 ‘OK스파이크론’, 웰컴저축은행 ‘척척·텐텐론’, JT친애저축은행 ‘와우(WOW)론’, KB저축은행 ‘KB착한대출’, 신한저축은행 ‘허그론’ 등이 기존 상품 대비 낮은 금리로 대출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지난 2012년 이후 개인신용대출을 전혀 취급하지 않았던 한국투자저축은행조차 7월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 개발·출시에 집중하면서 금융 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서울보증 연계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3월 저축은행중앙회와 서울보증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 협약을 맺고 9월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손실 대비 보험료 명목으로 서울보증에 내야 할 금전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서울보증 연계 대출 상품을 내놓는 곳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이야기된 건 없지만 약 7%대에서 보험료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이 수준이면 각종 운영비용과 10%대로 예상되는 부실을 고려하면 연이율 18%로 팔아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체 상품을 개발, 판매할 수 있는 저축은행이라면 굳이 서울보증과 함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