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는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정된 자원’과 ‘인간 불평등’을 인류를 위협하는 두 요인으로 꼽고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느냐 마느냐가 향후 50년 인류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와의 e메일 대담에서도 이 두 가지를 ‘인류 삶을 바꿀 중요한 요소’로 꼽은 바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사람이 부를 쌓으면 더 소비를 하지만 정작 물고기·목재·석유 등 자원은 한정돼 있다”며 “이를 차지하기 위해 세계 주요 국가가 벌이는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샬레에 서식하던 박테리아가 초반에는 무서운 속도로 개체 수를 늘리지만 식량이 부족해진 일정 순간 모두 죽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두 번째 위협으로 꼽은 불평등에 대해서는 “40년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큰 나라가 있었고 가난으로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에 대해선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글로벌화된 시대에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9·11 테러도 그 연장선이었다”며 “인간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세계는 점점 불안정하게 변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포럼에서 세계적인 석학이 공유할 깊은 안목과 지식. 관객이 그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변은 간단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세요. 미리 공부할 것도 없어요. 그냥 편하게 와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됩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11일 오후6시 공식 개막행사에서 기조강연을 갖는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의 대담, 일반 포럼 참가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송주희·정혜진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