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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전조직체는 인체의 조직과 장기를 그대로 본뜬 구조물로 조 교수가 처음으로 고안했다. 먼저 3D 프린팅으로 다공성의 3D 특수 인공구조물, 즉 ‘형틀’을 만든다. 여기에 재생에 필요한 세포를 심는데, 이로써 생체조직으로 발전하기 직전 단계(pre-tissue)인 3D 전조직체가 완성된다. 3D 특수 인공구조물의 재료로는 생분해성 물질인 폴리카프롤락톤(PCL)이 쓰이며, 가수분해(물 분자가 작용해 일어나는 분해 반응)가 되는 물질이어서 소변 등으로 인체를 빠져나간다.
조 교수는 2014년 해당 기술을 실제 환자 수술에 적용해 성공했다. 눈을 지탱하는 얼굴 뼈 부위가 함몰돼 뼈, 조직 등의 복원과 성장이 더딘 환자였는데, 3D 전조직체를 인체에 이식한 것이다. 얼굴 뼈 재건에 3D 프린팅 구조물을 활용해 성공까지 한 연구자는 조 교수가 처음이었다. 조 교수는 “환자의 갈비뼈(늑골) 조직을 채취해 이를 가공하고 성형을 했던 기존의 복잡한 방식과 비교하면 효율과 안전 측면에서 개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해당 환자는 시술 이후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뼈가 완벽하게 재생된 상태라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후에도 조 교수는 지난해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기술을 안면기형 환자 치료에 적용했다.
조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세포를 3D 프린팅의 재료로 삼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3D 전조직체를 만들고, 이를 몸 속에 이식하고, 녹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절차 자체를 생략하고 아예 처음부터 세포를 한층 한층 쌓아올려 인공 조직과 장기를 만드는 것이다. 3D 프린터로 세포를 ‘출력’할 때는 세포의 생존과 구조 유지를 돕는 바이오 잉크를 섞어 함께 분사한다. 조 교수는 실제 조직이나 장기를 여러 가지 화학물질로 처리해 세포만 제거한 ‘탈세포화된 조직’을 이용한 바이오 잉크를 개발해 줄기세포가 원하는 조직으로 분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세포 3D 프린팅의 최대 장점은 필요한 세포를 필요한 부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인공구조물에 세포를 심는 방식은 아무래도 (재생이 필요한 부위에) 세포를 정확하게 위치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세포 3D 프린팅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재 한 번 죽으면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심근조직 세포 3D 프린팅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 끝마친 상태다. 조 교수는 “(3D 프린팅된 인공 심근조직이) 실제로 병변이 있는 부위와 작용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분명히 관찰했다”며 “미국 하버드대 등 유수 연구기관도 (실험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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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