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하이테크포럼’에서 최재유(오른쪽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과 마둥산 중국 광둥국제상회 부회장이 국내 과학기술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송은석기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미국의 스마트 제조업을 따라잡으려면 한국과 중국 양측이 공동협력을 통해 제조업 고도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하이테크 제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광둥성 포산시를 양국 간 제조업 협력의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쳰핑판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산업경제연구부 주임) 11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6’의 부대행사 ‘한중하이테크포럼’에 참석한 중국 광둥성 포산시 관계자들과 기업인·투자자들은 전통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양국 기업들이 제조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이 사물인터넷기술 등을 활용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이를 추격하려면 상호 협력과 투자를 통해 제조업 기술 및 인프라의 업그레이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포산시는 지역내총생산(GRDP) 기준으로 광저우와 선전에 이은 광둥성의 3대 도시다. 중국사회과학원의 ‘2013년 중국 도시경쟁력 청서’에서는 포산시의 도시경쟁력을 전국 8위로 꼽은 바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자기 생산공장이 밀집해 있었지만 지금은 이 자리에 자동차 부품, 전자, 기계 공장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바이오나 첨단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중국 내에서도 성공적인 경제·산업개혁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중하이테크포럼에 참석한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은 “미래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양국 기업인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나눌 수 있어 뜻깊다”며 “구체적인 협력 과제를 선정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하이테크포럼은 서울경제신문과 NIA가 공동 주최했다.
마둥산 광둥국제상회 부회장은 “중국 제조업의 핵심도시인 포산시는 지난해 광둥성 도시 중 수익 창출 1위에 올라선 곳으로 중국 산업기술의 기지”라며 “한국의 ‘제조혁신 3.0’과 중국의 ‘제조 2025’ 정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 참석을 위해 대거 한국을 찾은 포산시 관계자와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들과 접촉해 스마트 제조, 하이테크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 기업은 포산시와의 협약을 통해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포산시의 경우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경험을 활용해 하이테크 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은 양국 간 진정한 제조업 협력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리쉰 포산카이타이투자그룹 대표는 “한국은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스마트기술·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을 활용한 새로운 제조업 프레임을 구성하는 능력이 뛰어난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신사업을 구상 중인 포산시와 합작한다면 한중 양국 기업 모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포럼이 끝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기업인 삼성·SK와 미팅이 바로 예정돼 있다”며 “본사와 생산현장을 방문해 스마트에너지와 전자통신장비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펑 포산시비트스카이투자관리유한공사 경영이사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전통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국가로 철강·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일찍이 대외수출을 진행하면서 경험과 선례가 풍부하다”며 “ICT를 기존 제조업에 적용한 신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포산시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더없이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에서 스마트 충전 주차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 스마트 미러링 개발업체를 눈여겨봤다며 “최근 중국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중장년층과 실버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관련 기기 업체와의 협력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중국 젊은 층이 한국 화장품에 열광한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 화장품 기업과 손을 잡고 중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윤홍우·한동훈·이지윤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