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자 빨리 결정해야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최근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점 네 곳을 추가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사업자 선정은 연말에나 가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사업자가 너무 늦게 결정되면 정부가 기대한 정책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은 말 많았던 사업자 선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규정에 따른 절차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나름 일리가 있다. 그동안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일 처리를 해서 문제가 발생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앞의 사태를 외면할 수 있는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정부 방침대로 진행될 경우 6개월 이상 면세점 영업공백 상태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에 따른 부작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우선 2,000여명의 면세점 직원들은 어느 하나 결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용 불안에 처할 수밖에 없다. 면세점 영업 공백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수백, 수천억원 규모의 실적 감소가 우려된다. 외화 획득이 줄어들어 여행수지에 미치는 악영향 가능성도 있다. 면세점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 정책 불확실성이 커져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관광산업 위축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다. 하반기에 영업을 못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은 강북권에 쏠려 있는 관광자원을 주변부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관광 균형 발전에 일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면세점 영업이 종료되면 외국인 관광객을 이들 지역으로 유인할 수단이 사라지게 되고 지역 관광 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면세점은 수출산업인 만큼 면세점 영업 공백이 크면 국가 경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고심 끝에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하기로 한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사업자 선정까지 불필요한 과정을 과감히 생략해 업계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면서 일관된 정책 목표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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