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왼쪽) SK머티리얼즈 대표와 키요시 타즈케 일본 트리케미칼 키요시 타즈케 대표가 16일 SK머티리얼즈 서울사무소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인 ‘프리커서’를 생산하는 합작법인 ‘SK트리켐’ 설립에 관한 계약을 맺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SK머티리얼즈
SK그룹이 인수한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가 일본 기업과 함께 첨단 반도체용 핵심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육성을 뒷받침할 SK하이닉스·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시너지를 본격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트리케미칼과 반도체 소재인 프리커서를 만들기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임민규 SK머티리얼즈 대표와 키요시 타즈케 트리케미칼 대표는 이날 프리커서의 생산·연구개발(R&D)·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SK트리켐으로 명명된 합작사는 SK머티리얼즈가 지분 65%를, 트리케미칼이 35%를 대는 구조이며 초기 투자금은 200억원 규모다.
프리커서는 반도체 회로 위에 여러 화합물을 균일하게 증착시켜주는 유기금속화합물로 최근들어 소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반도체가 갈수록 미세화하면서 반도체 칩에 각종 화합물을 얇고 균일하게 입힐 수 있는 기술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에 따르면 프리커서 시장은 연간 7,000억원 크기이며 평균 영업이익률이 30%에 이른다고 한다.
SK트리켐은 다음달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프리커서 제조공장을 짓기 시작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와 트리케미칼은 각자 영업망을 활용해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일본·대만 등에도 프리커서를 판매하기로 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트리케미칼은 반도체 제조에 널리 쓰이는 지르코늄계열 프리커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업체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SK머티리얼즈는 이번 합작을 통해 기존 삼불화질소(NF3) 소재 외에 프리커서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작은 SK그룹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위상을 한 층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K는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올해 SK머티리얼즈까지 사들여 종합 반도체 회사와 반도체 소재 회사를 모두 거느리게 됐다. 이어 SK머티리얼즈가 지난달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산업가스를 만드는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이번에 프리커서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D램·낸드플래시 같은 반도체 제품 뿐 아니라 소재 영역에서도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