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철 IBK연금보험 대표
“저는 오래 살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 살면 저축한 돈도 바닥날 테니 그 전에 세상을 떠나고 싶네요.” ‘노후파산’이라는 책에 나오는 한 일본인의 고백이다. 지난 2014년 일본 NHK 스페셜 제작팀에서 방영한 ‘노후파산의 현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정리한 책으로 국내에서 2월 번역본으로 출간돼 노후파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초고령사회(인구의 20%가 65세)에 있는 일본에서 ‘노후파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홀로 사는 고령자가 600만명에 이르고 이 중 50% 정도는 연수입이 생활 보호 수준(연 1,400만원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노후파산’ 문제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내년이면 고령사회(인구의 14%가 65세)에 진입한다. 국민의 약 60%가 노후 준비 1순위로 꼽는 국민연금의 경우 오는 2060년이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국가가 사회안전망으로 노후 준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해줘야겠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인 스스로도 노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은퇴에 대비한 자산관리의 기본 정석은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면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의 가계자산 중 약 67%가 부동산 자산이다. 저금리 시대, 부동산 중심의 자산구조에서 노후 준비의 핵심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매월 일정한 현금이 나오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로봇PB시대에 노후자산 관리를 알파고에 물어본다면 ‘연금’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글로벌 경기의 장기 침체로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일찍이 고령사회에 들어선 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의 선진국처럼 우리도 이제 노후에 이자보다 연금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연금은 세제혜택이 확대되면서 최고의 금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국가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줄이고 있지만 연금에 대해서는 오히려 늘리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의 세액공제는 더욱 늘어났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추가로 납입한 자금을 연간 400만원까지 세액공제(13.2%)해주던 것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해주고 있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700만원을 넣으면 세액공제로 돌려받는 돈은 약 92만원이 된다. 즉 연금은 납입액 중 13.2%를 돌려받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예금금리 1% 시대인 요즘 세액공제 연금 상품이 든든한 노후 동반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는 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제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우리의 인생 2막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지 긴 호흡으로 둘러보자. 아름답고 멋진 황금 노후가 기다려지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성장 고착화와 함께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고령사회. 앞으로 연금부자가 ‘진짜’ 부자라는 사실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조희철 IBK연금보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