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불똥...산유국 신용등급 미끄럼

무디스, 오만·바레인 등 하향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오만·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오만의 국가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바레인은 ‘Ba1’에서 ‘Ba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4일에는 사우디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저유가 장기화로 이들 산유국의 재정과 경제사정이 악화됐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특히 중동 최대 경제대국인 사우디는 지난해 원유판매 수입 감소로 재정적자가 거의 1,000억달러(약 118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며 2014년 6,000억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액도 현재 1,550억달러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디스는 “저성장과 부채 증가, 국내외 시장 위축으로 사우디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경제 다변화 등 개혁 노력 없이는 사우디의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유국들의 잇단 신용등급 강등과 맞물려 이날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최고경영자(CEO)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죽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고르 세친 CEO는 “연합기구로서의 OPEC은 소멸했다”며 “OPEC이 글로벌 원유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OPEC의 영향력 감소를 주장해온 그는 “앞으로 금융·기술·규제 등에 원유시장이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순기자 seny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