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의 증가와 해양환경 오염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급감했다. 연평 어장에서 불법 어로행위를 하고 있는 중국 어선들. /사진제공=연평어촌계
인천시는 국내 대표 어장인 연평도를 비롯해 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이상 급감했다고 1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수협 위판량 기준 꽃게 어획량은 17만1,024㎏으로 전년 동기(76만6,353㎏) 대비 무려 77.7%나 줄어들었다.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같은 기간 어획고도 109억7,110만원에서 58억2,594만원으로 46.9% 줄었다.
꽃게 어획량은 올해뿐 아니라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꽃게 어획량은 99만703㎏에 달했지만 지난해 76만6,353㎏으로 줄더니 올해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는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는 이유로 서식환경 변화에 따른 자원 고갈을 지적하고 있다.
저수온과 가뭄 등 기후변화와 폐어구 방치로 꽃게가 서식하고 산란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꽃게 값도 1㎏에 4만원을 넘고 있다. 인천시 중구 항동 인천종합어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꽃게 1㎏의 가격은 3만5,000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1만원 이상 올라 금값이 됐다”고 말했다.
서해 NLL 주변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아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인근 수역에서 무리를 이뤄 불법 조업을 일삼고 있다는 게 섬 주민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중국 어선들은 무분별한 저인망 쌍끌이 조업을 통해 어종의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는 실정이다. 섬 인근에서 해사를 채취해 꽃게가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점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갈수록 줄어드는 꽃게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산자원 보호를 위한 불법 어업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해양 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침적 폐기물 수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정부에 NLL 불법 조업 방지시설 예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2013년 대청 해역에 10억원을 투입해 불법 조업 방지시설인 원통형 강제어초 10개를 설치했다. 지난해 같은 해역에 석재 조합식 어초 10개도 추가 설치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어초 관련 예산 20억원을 확보했지만 방대한 해역에 충분한 어초를 설치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산란기 어획 금지 등 자원을 관리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올 들어 NLL에서 불법 조업한 중국어선 20척을 나포하고 987척을 퇴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