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파퓰러사이언스 발명 대상] ③ 앤 마코신스키 外

[젊은 발명가상] 앤 마코신스키
앤 마코신스키의 첫 번째 ‘진지한’ 장난감은 트랜지스터 박스였다. 이후 그녀는 DIY 마니아로 살아오며, 글루건과 가정용품들로 다양한 물건을 발명했다. 그리고 수년 전부터 이런 취미를 확장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한번은 필리핀의 친구가 집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 탓에 숙제를 못해 낙제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건전지 없이 체온으로 작동되는 플래시라이트 ‘펠티(Pelty)’를 개발했다. ‘펠티에 효과’를 응용한 펠티에 타일을 사용해 손과 공기의 온도 차이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었다.

그녀는 이를 2013년 구글 사이언스 페어에 출품, 15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 등에 또 다른 발명품을 출품, 수차례 수상을 이어가기도 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재학 중인 마코신스키는 여전히 공부와 발명을 병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발명품은 뜨거운 커피가 담긴 머그컵의 열기로 30분 만에 휴대폰을 충전시키는 ‘e드링크(eDrink)’다.




카본 3D는 클립 기술을 통해 아크릴 수지로도 3D 모형 제작이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이 구(球)를 인쇄했다.


[제조] 우사인 볼트 3D 프린터
혁신적 생각을 공유하는 TED 토크(TED Talks) 강연에서 카본 3D의 조셉 드시몬 공동설립자는 3D 프린팅의 혁명을 보여줬다. 손바닥 크기의 지오데식(geodesic) 구(球)를 단 6분 만에 인쇄해낸 것. 종전에는 최소 1시간 이상 걸렸던 작업이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화학과 교수인 그는 박사후 과정생이던 알렉스 어모슈킨과 함께 이 같은 초고속 3D 프린팅의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두 사람은 ‘터미네이터2’ 영화에 등장하는 액체금속 킬러 로봇 ‘T-1000’에서 영감을 얻었다. 기존 3D 프린터는 액체화시킨 재료를 분사해 적층함으로써 3D 모델을 제작한다. 반면 약칭 ‘클립(CLIP)’으로 명명된 ‘연속적 액체 인터페이스 생산’ 기술은 마치 T-1000이 액체금속에서 일어나 사람의 형체를 갖추듯 액체 합성수지 속에서 3D 모델을 끄집어낸다.

“그 비결은 자외선과 산소에 있어요. 자외선은 합성수지를 경화시켜 고체로 만들고, 산소는 경화를 억제하죠. 합성수지가 담긴 용기의 바닥에서 고체화시킬 부분에 자외선을 조사(照射)하고, 나머지 부분에 산소를 투입함으로써 원하는 모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빛을 정밀공구로 이용하는 이 기술을 채용하면 3D 프린팅 속도가 25~100배나 빨라진다. 또한 모든 고분자(폴리머) 소재에 적용할 수 있고, 정밀도도 적층 방식보다 우수해 상업적 활용성에서 우위를 점한다. 현재 카본 3D는 BMW, 존슨 앤 존슨 등의 다국적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발명품: 클립 (CLIP)
발명자: 조셉 드시몬, 알렉스 어모슈킨, 에드 사물스키
제작사: 카본 3D carbon3d.com
기술 성숙도: ◆◆◆◆◆


1. 팽창식 미세유체 위에 각각의 점들이 위치한다.
2. 점자를 표시할 때는 공기나 유체를 이용해 미세 유체를 팽창시켜 점을 들어올린다.
3. 미세유체 칩에 의해 각 점들의 패턴이 제어된다.



[장애인 보조기기] 풀페이지 점자 디스플레이
태블릿 PC는 사용자와 디지털 정보의 세상을 이어주는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이를 쉽고 경제적으로 사용할 방법이 없었다. 태블릿 PC의 하단에 부착하는 기존의 점자 리더기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한 번에 한 줄의 텍스트만 표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미시건대학 연구팀은 동시에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 점자 디스플레이의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연구팀의 일원이자 시각장애인인 사일 오모드레인 교수는 기존의 점자 디스플레이가 꽤 많은 점자 코드와 그래픽 정보를 제대로 표시할 수 없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수식 기호나 음악 기호는 일부만 표시돼요. 여러 줄에 걸쳐 하나의 기호를 표시하는 식이죠.”

물론 기존 기술로도 태블릿 PC처럼 한 번에 한 화면이 표시되는 점자 디스플레이의 개발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전자장비에 의존하는 한 줄짜리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3,000달러를 호가한다.

이 기술로 한 화면을 표시토록 하면 대당 가격이 최대 5만5,000달러까지 치솟는다. 그래서 연구팀은 미세유체(microfluidics)를 활용,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기본적으로 점자 디스플레이는 화면 위로 점들이 불룩하게 튀어 올라 올수도, 평평해질 수도 있어야 한다.

동시에 한 페이지를 표시하려면 최대 1만개의 점이 필요하다. ‘홀리 브레일(Holy Braille)’로 명명된 연구팀의 디스플레이는 미세유체 칩이 이 과정을 제어한다.

현 시제품의 폭은 수 ㎝에 불과하다. 하지만 풀페이지 디스플레이로의 스케일업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가격도 기존 한 줄짜리 제품보다 저렴한 1,000~2,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명품: 홀리 브레일
발명자: 브렌트 길레스피, 알렉스 루소마노, 마크 번스, 사일 오모드레인
소속기관: 미시건대학 umich.edu
기술 성숙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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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펠티에 효과 (Peltier effect) 서로 다른 종류의 금속 2개를 연결해 폐쇄회로를 구축하고, 양 끝단에 온도차를 주면 전위차가 발생하는 현상.
CLIP Continuous Liquid Interface Production.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BY SARAH FECHT, ALYSSA FAVREAU, XAVIER HA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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