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국산 게임 실종?

中 게임 'LoL' 198주 연속 1위
美 신작 '오버워치'도 4위 꿰차
톱5중 국내산 '서든어택' 한개뿐
10년만에 점유율 양상 '정반대'
"게임 운영 방식 합리화 등 통해
이용자 발길 돌려야 안방 지켜"

한국만의 독특한 컴퓨터 이용 문화로 꼽히며 국내 게임 산업 성장에 한 몫했던 PC방이 최근 외산 게임에 점령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 PC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1인칭 총 쏘기(FPS) 게임 ‘오버워치’에 최근 국내 게임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리자드는 오는 24일 출시를 앞두고 지난 5~9일 공개 테스트를 할 때 전국 1만2,000개 PC방(온라인)에서 4위 이용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오버워치가 넥슨의 FPS 게임인 ‘서든어택’의 아성을 넘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FPS하면 10년 넘게 서든어택이 대표 게임이었는데 오버워치가 치고 올라오는 것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게임 순위 1위(5월 첫째 주 기준)는 ‘198주 연속’으로 중국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초 장기집권하고 있다. 2위는 서든어택,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의 ‘피파온라인3’이 3위이며 오버워치와 스타크래프트가 각각 4위와 5위로 뒤를 이었다. 상위 5위 안에 국내 게임사가 개발한 게임은 서든어택 하나뿐인 것이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의 국내 퍼블리싱(운영) 권한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PC게임 ‘터줏대감’ 리니지(8위)와 아이온(10위), 블레이드&소울(9위)은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더욱 심각하다. LoL의 점유율은 39.4%로 서든어택(16.5%)보다 2배 이상 높으며 5위권 이하와는 18배 가량 차이다.

이는 국산 온라인 게임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7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2007년 5월 PC방 순위를 보면 2위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 1위 서든어택, 3위 스페셜포스(네오위즈게임즈) .4위 리니지2, 5위 리니지 등 국산 게임이 휩쓸고 있었다.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는 각각 6, 7위였다. 10년 가까이 만에 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를 포함해 국내 온라인 게임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안방’은 점차 빼앗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국내 온라인 게임 매출은 5조6,874억원으로 모바일 게임(3조5,916억원)보다 아직 높다. 모바일 게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주력 분야는 여전히 온라인이다.

중국이 게임 개발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으로 속속 진출하는 점도 위협 요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자칫 우리 시장은 빼앗기고 외국 시장에서는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며 “온라인 게임 운영 방식 합리화 등을 통해 안방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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